남자의물건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2019년 5월 5일 어린이날입니다.
누군가에는 평범한 주말일 것이고, 또 누군가에는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주말을 보내고 있겠죠.
쉬고 싶지만 불가피하게 놀러 나가 힘겨우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남자의 물건이라는 책에 대해 일부 내용을 발췌해서 리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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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한 해가 가고 새로운 또 한 해가 시작되는 이유는 왜일까? 결심하기
위해서다. 새해는 결심하라고있는 거다. 결심하지 않으면 절대 새해가
아니다. 그런데 새해에결심한 일들은 죄다 작심삼일이다. 도대체 왜 그럴까?
결심의 내용이 잘못된 적은 한 번도 없다. 담배를 끊는다, 영어공부를 시작한다,
술을 끊겠다, 조깅을하겠다 등등. 모두 밝은 미래를 위한 결심이었다. 그런데
왜 새해의 그 웅대한 결심을한 번도 제대로 실천한 적이 없을까? 다들 내
의지가 박약하고 인내심이 없기때문이란다. 한숨을 내쉬며 또다시 좌절한다.
아니다, 절대 내잘못이 아니다.
새해의 결심이 좌절되는 이유는 내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그 옹골찬 계획을
이뤄내기 위한 방법론에 뭔가 치명적 오류가 있는 까닭이다. 나 자신과
싸우려고 달려들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나 자신과의 투쟁'이하나의 문화
트렌드가 되었다. 마라톤을 처음 완주한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인터뷰
내용은 한결같다. 나 자신과 싸워 이겨 기쁘다고 한다. 산 정상에 오른 이들의
이야기도 대충 비슷하다. 나와 싸워 이겼다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도 한결같다. 게으르고 나태한 나 자신을 극복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새해 목표를 세우면서도 마찬가지다. 자꾸 나 자신과 싸우려고
든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불안해서 그렇다. 몸이 아파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아무 이상 없이 멀쩡한
결과가 나오면 더 불안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불안하면 자꾸 짜증 내며
주위 사람을 괴롭히는 것도 같은 원리다. 자신의 불안한 내면의 원인이
분명치 않으니 외부에서 그 원인을 찾아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바깥의 적은 그리 만만치 않다. 그래서 스스로를 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불안할수록 사람들은 그 불안의 원인을 자기 내부에서 찾는다. 그래야
문제의 내용은 물론 해결책도 간단해 지기 때문이다. 착하거나 혹은 비겁한
이들의 특징이다. 그러나 미래는 원래 불안한 거다. 어디로 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류는 무한 지속되는 미래에 대한 불안을 견디지 못해
1년 365일 을 만든 것이다.
무한한 미래를 1년 단위로 끊어놓으면, 미래가 매년 새로 시작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365일이 지나면 또다시 시작할 수 있는 미래는 그다지 무섭지
않다. 영원으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매번 반복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새해는
인류가 시간의 공포와 불안에서 풀려나기 위해 지난 수만 년간 고안해낸
마법이다. 그래서 새해를 축하하고 즐거워하는 것이다.
새해에는 즐거운 결심을 해야 한다. 새해 첫날부터 백두대간 종주를
계획하거나 차가운 바닷물에 다이빙하지 말자는 거다. 제발 나를 괴롭히며
싸워 이기려고 달려들지 말자. 이미 충분히 많이 싸웠다. 나 자신은 절대
싸워 이겨야 할 적이 아니다. 조곤조곤 이야기하며 설득해야 할 아주 착하고
여린 친구다.
'새해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한다!'
내 인생에 다시는 오지 않을 '쉰 살'이 되는 한 해를 준비하는 내 결심이다.
문구점에서 미리 골라온 새해 다이어리첫 장에 이렇게 정성스럽게 적었다.
'내가 읽고 싶은 책만 읽고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한다. 남이 시켜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절대 만나지
않는다!'
세상에 어찌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 있을까.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 엄청난 결심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진다.
그동안의 내 소심함과 비겁함이 한방에 날아가는 느낌이다. 너무 통쾌하다.
그래, 새로운 한 해는 바로 이런 기분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남자의 물건> 김정운 지음, 21세기 북스, p.63-65.
만사가 꼬여 있는 사람은 얼굴 표정만 봐도 안다. 수천 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해도 내면이 복잡한 사람은 한눈에 보인다. 그 근처가 아주 시커멓다. 그런
인간을 전문용어로 '암적인 존재'라고 한다. 그 암적인 존재 하나 때문에 전체
조직의 분위기가 회복할 수없게 무너진다. 그래서 난 아침에 40~50대 '아저씨'와
만드는 일은 가급적 피한다. 온종일 꼬일 확률이 아주 높다.
인간의 감정은 아주 쉽고 간단하게 전염되기 때문이다. 실제 연구 결과가 그렇다.
삶이 즐겁고 행복한 친구가 1.6km 안에 있을 경우 내가 행복감을 느낄 확률은 25%
높아진다. 니컬러스 크리스타키스와 제임스 파울러가 1971년부터 2003년까지
21~70세 성인 5,124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다. 행복하고 즐거운 감정은
표정, 몸짓, 말투로 전염되기 때문이다. 오래 산 부부가 서로 닮아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생긴 게 닮아가는 게 아니다. 정서 표현 방식이 닮아가는
것이다.
긍정적 정서보다 부정적 정서가 더 빨리 전염된다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주위에 삶이 우울하고 꼬인 인간을 두면 내 인생이 불행하고 시커멓게 될
확률은 훨씬 더 높아진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남자들의 표정은 아주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최근 휴가 기간에 확인한 현상이다. 휴가지에서 아이들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젊은 아빠들을 자주 봤다. 마트에서도 각종 생활용품이 가득 찬 카트를 끌고
아내 뒤를 조용히 따라다니는 아빠들도 흔히 볼 수 있었다.
"차~암 기특하다. 한국 사회가 진짜 많이 발전했다."
흐뭇해하는 내게 아내는 바로 정색을 한다. 아니라는 거다. 저런 표정으로
도와줘봐야 집에 가면 욕밖에 안 돌아온다는 거다. 만사 귀찮은 표정으로
온종일 따라다니는 남편을 견디는 게 얼마나 짜증 나는 일인지 아느냐며, 나와
관련한 수년 전의 일부터 차례로 꺼낸다. 한번 시작하면 기본 세 시간이다.
남자들의 표정이 그런 건 하나 도안 즐겁기 때문이다. 의무와 책임으로 어쩔 수
없이 하는 태도는 감각기관을 통해 그대로 전달된다. 인간 상호작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굴 표정, 몸짓, 말투다. 심리학자 메 라이언은 상대방과 이야기할
때 시각이 55%, 청각이 38%의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정작 전달하고 싶은 말의 내용은 고작 7%라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시각과 청각의 비언어적 표현을 읽어 내는 시간은 0.1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미 말을 꺼내기 전 에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거인지, 거부할
것인지가 결정된다는 이야기다.
TV 토론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자주 느낀다. 이야기의 내용은 옳은데, 그 주장을
전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경우다. '옳은 말을 참 싸가지 없이 하는 경우'다.
비언어적 신호들이 기분 나쁘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이야기는 물이다. 물이
제대로 흐르려면 수도관이 있어야 한다. 비언어적 신호들 이바로 이 수도관이다.
<설득의 심리학>, <설득의 기술>을 아무리 읽어도 상대방 이설 득 되지 않는
이유는 이 수도관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기분 좋은 느낌, 상쾌함을 먼저 전달해야 내 이야기를 듣는다. 이건 억지로
꾸민다고 되는 게 아니다. 순식간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가 진정으로
즐겁지 않으면 상대방을 설득할 수없다는 이야기다. 제발, 자기 자신부터
설득하란 이야기다.
<남자의 물건> 김정운 지음, 21세기 북스, p.9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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