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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는 리뷰타임

[창작소설] 바른 청년의 살벌한 사회생활 극복기 #2

by 블라블라 Blah Blah 2019.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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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주인공 청렴이 , 동네 친구 길동이 , 세무공무원 김 과장 , 세무서장

제목 : 바른 청년의 살벌한 사회생활 극복기

 

<4>

길동이와의 담소와 진중한 대화는 나에게 많은 변화를 주었다.

나는 배운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배운 대로 행동했다. 학창시절 바른생활과 도덕을 배웠으며 청탁이나 뇌물수수 같은 파렴치한 행위는 배운 적이 없다. 어릴 적 배운 윤동주 시인의 ‘서시’ 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과연 이 말에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에 얼마나 있을까? 과연 있기나 할까 문뜩 소름이 돋아 왔다.

나는 불의에 굽히고, 술이나 마시면서 현실과 타협하여 살 것인가, 불의에 굴하지 않고 미약한 힘이나마 행동으로 세상을 바꿔나갈 것인가 고민을 했다. 주위 웃어른들게 이와 같은 상황을 말씀드리며 조언을 구한 적도 있다. 그러나 대답은 매한가지였다. 그냥 순리대로 살아라는 말이거나, 네가 뭘 한다고 해도 바뀌지 않는다, 세상은 원래 그런 곳이다. 라는 조언이 대부분이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다. 혹은 아닐지라도 나는 그렇게 믿고 있고, 헌법에서도 민주주의 국가로 정의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나는 가만히만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다시 회사로 찾아가서 무엇이 되던 간에 부딪혀 보기로 결심했다.

그 후 한 달쯤 지난 것 같다.

주말이 지나고 평일, 그것도 “헬요일”이라며 모든 직장인들이 힘들어 하는 월요일 아침에 나는 내가 일했던 세무서로 찾아갔다. 잘못된 것은 바꿔야 한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마음먹은 것을 행하기에는 난관이 많았다. 바로 세무서 입구의 게이트에서부터 경비가 막아섰기 때문이다. 몇 년을 봐왔던 경비라 낳이 익어 사연을 얘기 했지만, 다 듣고 난 후에도 경비는 출입증을 요구했다. 철통같았다. 경비는 정말 제 본연의 일을 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경비는 출입증이 없다면 출입을 허용할 수 없다고 한다. 정에 의존하여 들어가 볼까 했으나 이내 그런 마음을 접었다. 경비 입장에서는 당연히 제 할 일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무엇인가 바뀌려면 간부를 만나야한다고 생각했다. 소원 수리함, 부패청렴신고센터 등은 크게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윗물이 고와야 아랫물이 곱다고 위에서부터 변화가 찾아와야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잃을게 더 이상 없기 때문에 꼭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세무서장님께 꼭 이 실태를 전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게이트 밖에서 4시간을 기다린 것 같다. 퇴근 시간이 다가와서 긴장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에쿠스 마크가 달린 검은 세단 차량이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분명 이 차량에 세무서장님이 타고 있을 거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차량 출입 게이트가 열리며 지나가려는 것을 붙잡으려 했지만, 세단 차량은 빵빵 소리를 내며 그냥 지나쳐 가버렸다. 허무하기도 했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꼬박 한 주 동안은 무시를 당한 것 같다. 그리고 일주일 후인 월요일 퇴근 시간대에 나는 드디어 세무서장님을 만날 수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것도 빨리 만난 것 이였다. 왜냐하면, 자리가 자리인지라, 알게 모르게 꼬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주위의 모두를 신경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바쁘신 분의 시간을 많이 뺏을 수 없었기에 간단명료하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처음에는 자극적으로, 그리고 점차 내가 보고 느낀 실태를 전달하였다. 물론 사람이라면 본인 입장에서의 관점이 있다. 나는 나의 관점에서 말씀을 드렸다. 내가 무슨 말을 하던 세무서장님의 입장에서 받아들이는 것은 다를 것이다. 분명 지위와 입장차가 있기 때문에 내가 말씀드린 음모와 같은 판도라의 상자를 그저 덮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럴지언정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변하지 않으면, 변할 때까지 전진하겠다는 일념으로 앞만 보고 달려갔다. 많은 이야기를 드렸지만, 실상 시간상으로 15분 남짓인 것 같다. 길거리에 차를 세워두었기에 많은 시간을 뺏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말한 내용 그리고 사연들을 정리한 문서를 세관장님께 넘겼다. 증거가 필요했고, 데이터를 수집해야했다. 이런 작업에 꼬박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 같다. 그렇기에 A4 용지로 약 50장정도 되는 분량의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고, 이는 세관장님의 판단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판단했다.

높으신 분께 책임을 전가한 것인가, 아니면 그냥 가십거리를 전달 한 것인가는 바뀌는 미래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어느 정도는 최선을 다했다 생각을 했다. 분명 이 일을 덮지 않고, 폭로되고 누군가의 잘잘못을 밝히게 될 경우 생기는 파장은 클 것이라 생각한다.

잃을게 없으면 용감해 진다고 했던가, 나는 이 일이 그냥 묻히지 않게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했다. 조선시대 세종대왕은 백성들의 말씀을 귀담아 들었다고 한다. 바로 등문고라 불렸고 신문고라고도 불리는 것을 통해 불합리한 일을 당한 백성을 돌보았다고 배웠다. 현대판 신문고는 없을까? 인터넷 홈페이지를 검색하다가 발견했다. 있었다. 인터넷 상의 국민신문고를 발견하고, 나는 이곳에도 내가 보고 느끼고 바뀌어야겠다는 것을 기재하였다.

<5>

정확히, 3년이 시간이 흐른 것 같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10대에는 시속시속 10km, 20대는 시속 20km로 인생이 흘러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시간은 상대적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3년은 나에게 긴 시간이었고, 세상이 변하기에는 찰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죽고자 한다면 살고 살고자 한다면 죽는다는 이순신장군의 명언처럼 나는 그렇게 되었다.


<6>

나는 다시 복직하였다. 나는 사실 회사생활이 많이 불편하다. 뜨뜨미지근한 시선들, 아니꼬워 보이는 눈초리가 있지만, 이런 것들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이 부정적이기도 하지만 깨끗해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려니 해,,”

“다 그렇게 사는거야,,”

“이게 관례야”

“너 임마인마! 니가 먹고 마시는 회식비 그런 돈이 다 어디서 나오는지 알고 하는 소리야? 어?”

“어허!!!”

“다 좋은게 좋은거지~”

정말 많이 들었던 소리였다. 그리고 아마 지금도 왕왕 성행 할 수 도 있다. 그러려니 해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 문제 시 삼지 않으면 아무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지금껏 세상은 그래왔으니깐, 하지만 지독한 통증을 겪더라도 이를 방관하지 않고 헤쳐나간다면 조금은 더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7>

머리가 어지러웠다. 갑자기 오한이 돌며 몽롱했던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나는 집 앞 편의점 앞에서 소주를 급하게 마시다가 취했던 것 같다. 길동이가 흔들어서 나를 깨웠다. 길동이가 언제 왔는지 모르겠다.

“이 모든게 꿈이었나?”꿈이라기엔 너무 생생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서부터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꿈인지 모르겠다.

“야, 렴아 정신차려, 너 왜 이렇게 혼자서 많이 마셨냐!”

“기분이 너무 좋아서...”


분명, 나는 세상의 변화를 위해 노력했다 생각했다. 그럼 어디까지가 현실인가? 바로 전날 뉴스에서 속보로 [세무서의 반성] 편을 했다. 세무서장의 대국민 사과와 전체적인 반성 그리고 잘못된 점은 고쳐나가겠다는 뉘우침이 대서특필로 언론에 보도 되었다. 자그마치 3년이란 시차가 필요 했던 것이다. 3년이란 시간은 나에게 전혀 아깝지 않았다. 이 뉴스를 보니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심장도 쿵쾅쿵쾅 뛰었다.

그리고 오늘, 길동이를 불러 한잔하기로 했고, 길동이가 오기 전 안주 없이 소주를 마신게 화근이었다. 그렇게, 나는 술김에 복직하는 꿈을 잠시 꿨던 것 같다. 비록 복직은 아니지만, 나는 다음 달 마지막 주말에 다시 세무직 공무원 시험을 치른다. 과정이야 어쨌든 사표를 쓴 것은 나이고 제 발로 나갔기에 나는 다시 공정하게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불의와 파렴치한 행위에 굴하지 않고 항상 떳떳하고 깨끗한 대한민국 공무원이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다보면 조금씩 변화하여 더욱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내일부터 나는 다시 공부 할 것이다. 한번 가 봤던 길이라 그런지 어쩐지 자신이 있다. 모의고사를 통해 합/불 여부를 가늠해 보았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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